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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살림 노하우

야뇨증으로 힘들었던 아들, 2~3년간의 완치 과정 기록

by JUNE7707 2025.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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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늘은 제 첫째 아들의 야뇨증 완치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해보려고 해요.
혹시 같은 고민을 가진 부모님들께  “아, 우리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고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은 도움이 될까 해서 긴 글이지만 자세히 남겨봅니다.
 

시작 – 둘째 임신 무렵부터

첫째가 5살쯤, 제가 둘째를 임신하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밤마다 쉬를 가리지 못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애들이 크면서 잠깐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겼는데… 그게 몇 년씩 이어질 줄은 몰랐죠.
기저귀를 뗀 지 오래됐는데도, 아침마다 젖은 이불을 보는 아이 얼굴이 정말 안쓰러웠어요.
저도 속상하고, 아이도 속상하고… 그때는 둘 다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야뇨증 치료

병원 전전 – 양방 치료의 한계

처음엔 대학병원부터 갔어요. 대구 경대칠곡병원 신장외과.
“혹시 신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으로 갔는데, 다행히 검사에선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3가지 약을 먹어야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지켜야할 건
- 자기 전 2-3시간 전부터 음료 및 음식 섭취 금지.
- 단거, 탄산, 아이스크림, 그리고 자기전 물 금지!
- 쉬는 무조건 하고 재우기
 
여기서 일단 전쟁이더라구요. 어른들도 힘든 목마름을..  열많고 더위 많이 타는 아이가 참는건 너무 힘든 일이었고, 
그로인해 저와 사이가 점점 틀어졌습니다. 
솔직히 병원에서 말한 생활습관을 아이가 잘 지킨다치면 저건 진짜 약 안먹어도 쉬는 당연히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덕분에 늘 저는 예민해져있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아이와 매일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것과 달리 저를 지치게 한 부분은 대학병원에 시스템이었어요. (약4-5달 다님)
예약을 해도 기본적으로 30-40분은 기본으로 기다리고 갈때마다 금액도 만만찮고
특히 만삭인채로 아들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대학병원에서 번갈아가며 먹인 3가지 약에 정확한 명칭은 지금 기억나지않지만
세가지 다 호르몬 약이었던 것 같아요.
1번째 (잘 기억이 안나네요) 2번째 (방광을 일시적으로 키워주는 약) 모두 실패하고 3번째 약(쉬를 줄이는 약)에서
약간에 차도가 생겨서 꼬박꼬박 약을 먹였습니다.
 
하지만 약을 먹는 동안은 괜찮다가도, 하루이틀이라도 안먹으면 바로 다시 이불에 오줌.
그때부터 아이는 ‘약을 먹어야만 괜찮은 애’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러다 어느날 담당선생님이 바뀌면서 다른과로 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없어진 담당선생님과 심지어 신장외과가 아닌 다른 과로 이관된다는 말에 확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때마침 이사도 갔겠다 다른곳으로 가야겠다해서 알아본 곳이 바로 현풍에 있는 비뇨기과였습니다.
그 분이 경대병원에서 나오셔서 하시고 있었고, 잘 본다더라 하는 말을 들어 그 먼 길을 나들이 삼아 또 몇달을 갔습니다.
 
그 곳에서 소변속도, 양, 잔뇨체크, 방광사이즈체크에 초음파까지 모두 하고 아무이상이 없다는걸 확인 후
원래 먹은 3번약을 계속 처방받아 먹었습니다.
그곳을 가도 계속 전과같이 차도는 크게 없이 비슷비슷한 하루를 보내다 아이를 출산하고는 더이상 가기가 힘들다고 판단했죠.
그렇게 아이에게 약만 주구장창 먹이고 1년 넘게 이러고 있는 제 자신에 현타가 오더라구요. 
아 내가 지금 뭐하나 싶고
 
그래서 아이씨 몰라 하고 다시 약을 아예 끊어봤어요. 혹시나는 네버 역시나 계속 싸기를 일쑤..
아이가 한달동안 오줌을 싸는걸 대충 계산해본 결과 확 싸는건 1/3 나머지는 늘 손바닥반 만큼 싸서
그 축축함에 깨서 화장실에 가서 쉬를 하는 날이 2/3이었습니다.
아이보다 엄마인 나의 힘듦과 지침 짜증이 한번에 몰려와 싸든가 말든가! 에라이 몰라
하기를 시간이 지나 6개월을 냅뒀습니다 시간이 약이겠거니ㅜ하며
 
그렇게 몇달을 쉬다가 정신차리고 안되겠다 싶어 다시 수소문해 찾은 곳이
시내에 있는 경대병원역에 위치한 비뇨기과였습니다.
참고로 그 의사분께서 말씀하시길 현풍에 있는 분 후배라고 하시더라구요.
늘 해오던대로 약 처방을 받아 치료를 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제자리걸음
여러 병원을 옮겨다녔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어요.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약만 꾸준히 먹이세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걸 다 해도 소용이 없으니 점점 지치더라고요.
아이도 매일 “왜 나는 이래?” 하면서 울고, 저도 점점 조급해지고…
정말 멘탈이 바닥을 치던 시기였습니다.
 

전환점 – 사촌 형부의 말

그렇게 매일매일 전쟁속에 전혀 나을리 없는 야뇨증은 차도가 보이질 않았고
그러던 와중에 정말 우연찮게 사촌형부(한의사)와 얘기를 하다가 형부가 내가 야뇨증 전문인데
넌 뭐하러 헛군데를 다니냐고 웃으며 말하더군요. 그때 정말 뒤통수를 쎄게 맞은 듯했습니다.
세상에나, 지나가면서 한번이라도 물어볼걸!!
 
형부가 그러더군요.
5세부터 신경이 발달하는데 그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이 퇴화가 되면서 야뇨증이 온다고 했어요.
그리고 피부신경이 가장 늦게 완성이 되는데(보통6-7세) 방광과 뇌의 전달에서 오류를 일으켜
피부가 축축함을 느낌➡️깨고 보니 쉬를 쌌음
이거의 반복. (여차하면 싼지도 모르고 계속 잠)
이 때 방광이나 신장이나 어디 아픈 게 아니고, 잠시 기능적인 면이 뒤로 물러선거라 나중엔 괜찮아지는데..
여기서 뇌의 오류를 줄여야하는데 부모가 화내고 윽박지르면 점점 아이는 불안함이 더 커져 싸고 안싸고가 반복되어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설명을 해줬습니다.

“무조건 화내면 안된다. 아이는 잘못이 없다.
스스로 통제가 되는 않는걸 혼내는건 옳지않다.

니 맘도 알지만 어른이기에 참아야한다“ 고..(거의 혼남)
 
참고로 저희애는 야뇨증이 있으면서 아침에 일어나길 힘들어 했어요.
숙면이 안되는거죠. 늘 긴장을 하면서 자고 쉬에 깨서 짜증도 나고 저한테 혼도 매일 나고..
그래서 형부가 내려준 처방은 물을 많이 좋아하는 아이니
차라리 새벽에 쉬를 한번 뉘여라 였어요. 몇시에 싸는지 체크를 해보면 거의 비슷한 시간에 쌀거니깐
엄마가 초반에 힘들겠지만 알람을 맞춰 그시간에 애를 매일 깨워서 쉬를 뉘여라(나오든 안나오든)
그럼 잠은 한번 깨지만 축축함에 짜증은 나지 않고 다시 쉬를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푹 잔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어른들도 자다가 꼭 한번씩 화장실을 가는 사람이 있듯이 자다가 스스로  쉬를 싸는건 야뇨증이 아니라고
 
한참을 듣고 옆에 있는 아들에게 너는 아무잘못 없으니 늘 그렇듯이 잘먹고 잘 자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당부하신 한 마디
“절대 화내지 마. 아이도 스트레스받으면 더 심해진다.”
그때부터 마음을 좀 내려놓게 된 것 같아요.
 

한방 치료와 새로운 시도

형부가 말하길 뇌와 방광 사이에 엃힌 신경들을 자연스럽게 풀어줘야하는데
아이에게 지어주는 한약이 그 역할을 해준다고 하더군요. 한번 정도만 한약을 먹으면 대게 70프로는 거의 낫는다고 했어요. 20-30프로는 한번 더 먹는데 그때는 연달아 안먹고 약간의 텀을 두고 먹인다했구요.
그렇게 저희 애는 초등을 앞두고 생애 첫 한약을 먹었고 본인도 낫고 싶은 의지가 있어서 노력을 해주더라구요.
 
그렇게 아이는 한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 한약 복용 후 → 약 90% 호전

동시에, 알람을 맞춰 새벽 3~4시쯤 아이를 깨워 화장실에 데려가는 훈련도 했습니다.
처음엔 억지로 데리고 갔지만, 나중에는 아이가 스스로 깨서 화장실을 가는 날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애매하게 지리는 날이 한달에 두세번이 있어 고민을 하다가 아이가 스스로 내가 일어나서 화장실을 갈께 라고 해 추가 한약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형부가 말하길 야뇨증이 없는 아이들도 한번씩 지릴때가 있고 한두번에 실수는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는 부분이라 괜찮을거다 라구요.
 

현재 상태 

그렇게 한약을 먹고 난 후 1학년 가을쯤에 거의 완치가 되었었구요. 지금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들, 걱정을 1도 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애는 새벽에 쉬하고 싶으면 본인이 깨서 쉬를 하고 다시 잡니다(이게 습관이 된거 같아요)
쉬를 싸야해 하고 보내주는 신호전달이 잘 이루어지는 거죠.

아주가끔 피곤한날, 나 몰래 자기직전 음료수를 많이 마신 날, 어쩌다 한 번 정도 실수할 때가 있지만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아졌습니다.
아이가 밤마다 울며 속상해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이 정도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마무리하며 + TMI

양약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한약을 계기로 차도가 뚜렷하게 보였고, 무엇보다 “엄마가 화내지 않고 기다려준 것”이 제일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실 것 같아 덧붙이자면,
저희는 결국 사촌 형부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경산 옥산동 대구은행 사거리 1층에 있는 곳이구요, 오래된 곳입니다. 원래는 소아과 한방 과장도 하셨던 분이라 아이들 치료 경험이 많으세요.)

치료한 한의원

형부는 가족에게도 약을 잘 안 주시는 분인데, 이번에는 “이건 꼭 해보자”고 해서 먹였거든요.
결과적으로 저희 아이에게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물론 한방·양방의 선택은 부모님 판단에 달려 있고, 아이마다 원인이 다를 수 있으니 꼭 전문가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여러 군데 다니다가 결국 가족 덕분에 길을 찾게 된 케이스였던 거죠 🙂
 

부모로서 배운 점

돌이켜보니, 야뇨증은 아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태도가 정말 중요했어요.

  • 아이를 다그치지 말 것
  • 절대 화내지 말 것
  • 조급해하지 말 것

이 세 가지가 가장 큰 교훈이었습니다.
사실 부모 마음은 “빨리 나아야 하는데…” 하며 조바심이 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같은 고민의 부모님께

저희 아이는 2~3년 동안 수많은 좌절과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야뇨증에서 벗어났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화장실도 잘 가고, 당당하게 친구집에서도 잘 잘 수 있게 되었어요.
 
야뇨증이 정말 힘든 게… 검색을 하면 다 광고글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어도, 진짜 경험담은 잘 나오지 않으니 저도 답답했어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우리 아이가 완치되면, 꼭 글을 써야겠다.”
저희 아이도 저도 그 시절에는 너무나 절실했거든요.
대학병원에서 금방 나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저희처럼 실패하고, 또 돌아가고, 다시 시도했던 아이의 사례는 찾기 힘들었어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저희 경험이 희망이자 한 줄기 빛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용기 내서 적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리고 모든 엄마들이 조금 더 마음이 가벼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희 경험을 통해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 대부분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는 점이에요. 물론 필요하다면 저처럼 병원이나 한방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주눅 들지 않도록 부모가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도 결국 지나간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진짜진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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